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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인문] 광장에서

萬頭권두안 2025-04-05 (토) 20:53 8개월전 1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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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오늘도 광장엔 햇살이 조금 내려와
노란색 비닐봉지를 든 아주머니의 어깨를
살며시 덮어주고 있었다

학생들은 종이 피켓을 접고 있었고
젊은 부부는 유모차를 밀며
아이에게 “여기가 광장이란다”
조용히 말해주었다

손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았지만
그들의 눈엔
많은 말들이 들어 있었다
그 말들은 바람을 타고
종종 울다가 웃는 노인들의 어깨에 닿았고
전날 마감한 기사 한 줄처럼
가슴속에서 오래 반짝였다

나는 커피를 마시며
그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허공에 손을 들어보았다
누군가 손을 맞잡는 듯
따뜻한 기운이 전해져 왔다

이곳은 어쩌면
슬픔이 천천히 말라가는 장소
절망이 조용히 걸어 나가고
희망이 작은 스피커를 들고
“안녕하십니까” 인사하는 장소

오늘도 광장엔
그 이름 모를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자유는 멀리 있지 않았다
그들의 등받이에 조용히 기대어 있었다

-광장에서,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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