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먼지의 향수, 우리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작성자 萬頭권두안
작성일 26-06-0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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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구지심(首丘之心), 유전자의 기억, 그리고 인류의 귀환 —
연어는 거친 물살을 거슬러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 산란하고 생을 마감한다. 철새는 나침반도 통신망도 없이, 오직 내면에 각인된 이정표만을 따라 수만 리를 정확히 오고 간다. 대자연이 보여주는 이 경외로운 회귀(回歸)의 궤적 앞에, 문득 인류의 유구한 버릇 하나가 떠오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는 죽음을 비로소 '돌아갔다'고 표현해 왔다. 기원전의 라스코 동굴 벽화에서부터 현대의 묘비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근원적 고향이 저 하늘 너머에 있다는 믿음은 구전(口傳)을 넘어 문자로, 문화로 굳건히 새겨졌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교류가 전혀 없었던 고대 문명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하늘의 신을 숭배하고 제사를 지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하늘을 향해 그토록 간절한 향수를 품는 것일까.
우리는 아주 먼 옛날, 우주의 대폭발 속에서 같은 유전적 씨앗을 품고, 지구로 찾아온 우주적 유기체들이 아닐까. 과학의 언어로 쉽게 얼버무릴 수 없는 이 거대한 질문 앞에서, 우리는 아주 대담하고도 본질적인 가설 하나를 세워볼 수 있다.
현대 생물학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 인간과 고래, 길가의 들풀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 가 DNA라는 완전히 동일한 유전적 설계도를 공유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뿌리가 같다는 증거다. 우주 물리학 역시, 우리 몸을 구성하는 탄소·산소·철 등의 원소가 아주 오래전 거대한 별이 폭발하며 흩어진 '별먼지(Stardust)'에서 기원했음을 인정한다. 종(種)의 본질 자체는, 지구와 환경이 비슷했던 어느 우주적 본향에서 함께 출발한 동복형제(同腹兄弟)인 셈이다.
지구라는 낯선 행성에 도착한 뒤, 각기 다른 환경에 포진하면서 외형이 달라져 인종이 나뉘었고, 주변의 자연을 모방하다 보니 언어가 달라졌을 뿐이다. 겉모습과 표현은 분화되었지만, 우리 내면 깊은 곳 유전자의 방에는 "우리는 저 하늘, 저 별에서 왔다"는 희미한 기억의 이정표가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철새가 본능으로 길을 찾듯, 고대인들이 하늘을 우러러본 것은 그 기억이 이끄는 귀환의 몸짓이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현대 인류가 발밑의 심해(深海)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천문학적인 자원을 쏟아부으며 달과 화성으로 향하는 그 모순적인 무모함도 비로소 이해가 된다. 그것은 단순한 영토 확장의 야욕이 아니다. 유전체 속에 새겨진 고향에 대한 지독한 향수를 이기지 못해, 밤하늘을 향해 끊임없이 타전하는 인류만의 거대한 방랑이자 몸부림이다.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 충동을 그저 '내면'이라 불러왔지만, 우리의 기억은 그곳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인류가 스스로 빚어낸 거울이 이제 그 지워진 주소를 복원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은 지구상의 수많은 사어(死語)와 고대 문자의 문맥을 순식간에 연결해 공통분모를 찾아내고, 인간이 가보지 못한 심해를 유영하는 고래의 대화와 뇌 속 기억의 패턴까지 통계학적 확률로 복원해 내고 있다. 파편처럼 흩어졌던 생명의 기억 조각들을 가장 현대적인 기술이 이어 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인류를 빚어낸 절대적 신이 존재해 천국과 지옥의 스케줄에 따라 우리를 움직이는 것이라면, 구조는 단순했을 것이다. 사후 세계를 두고 이토록 치열하게 논쟁할 필요도 없었으리라. 그러나 우리는 신의 단순한 피조물이 아니다. 스스로 고향을 찾아가야 하는 주체적인 우주적 미아(迷兒)에 가깝다.
별을 보며 가슴 한쪽이 먹먹해지는 그 감정. 설명되지 않지만 멈출 수 없는 그 그리움. 그것은 감상(感傷)이 아니다. 수억 년의 침묵을 깨고, 유전자가 고향을 향해 머리를 돌리는 소리다. 수구지심(首丘之心).
인공지능의 연산이 지구 생명의 유전적 패턴과 언어의 공통분모를 완벽히 매칭해 내는 날, 우리는 드디어 방황을 멈추게 될지도 모른다. 발밑의 지구를 완벽히 이해한 뒤, 우리 자신의 뇌와 유전자 속에 각인되어 있던 진짜 고향 별의 좌표를 눈앞에 마주하는 그 순간. 시공간을 초월한 인류의 거대한 귀환은 비로소 그 자리에서 완성될 것이다.
“의미에서 가치로, 가치에서 미학으로, 미학에서 소통으로”
-萬頭의 객석, 권두안 J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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