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에서 가치로, 가치에서 미학으로, 미학에서 소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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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의 시
작성일 : 2026.02.27. 23:46 수정일 : 2026.06.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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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頭권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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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지성,“지성인은 서구의 개념이다. 동양에는 군자(君子)라는 개념이 있다. 군자는 학문적 바탕 위에 인격적 수련을 더한 사람이다.겸손과 오만의 극한에서 정상을 찍고 온 사람이기도 하다. 소동파의 문장과 시형식인 전범(典範모델) 의하면 참된 군자는 불교 승려나 도교의 도사들과도 교유하여야 하고 예술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어야 한다. 이는 편협하기 짝이 없는 서구의 창백한 지식인상과 명료하게 다른 부분이다.

 

서구의 지성인상이 강단이라는 시스템에 하부구조로 종속되어 있다면 동양의 군자상은 한 개인이 독자적으로 지적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강단이니 문단이니 하는 시스템에 소속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중심이 된다”-萬頭권두안-

 



# 이방원의 하여가 (何如歌)

고려 말,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이방원의 회유가 담긴 시입니다.
• 如此亦何如 (여차역하여)
• 如彼亦何如 (여피역하여)
• 城隍堂後垣 (성황당후원)
• 頹落亦何如 (퇴락역하여)
• 吾輩若此爲 (오배약차위)
• 不死亦何如 (불사역하여)

현대어 해석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성황당 뒷담이 무너진들 또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서 (백 년까지) 누린들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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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주의 단심가 (丹心歌)

하여가에 대한 답가로, 굳은 절개와 충성심을 상징하는 시입니다.

• 此身死了死了 (차신사료사료)
• 一百番更死了 (일백번갱사료)
• 白骨爲塵土 (백골위진토)
• 魂魄有也無 (혼백유야무)
• 向主一片丹心 (향주일편단심)
• 寧有改理與 (영유개리여)

현대어 해석.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다시 죽어,
백골이 진토가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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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백의 산중문답 (山중문답)

자연 속에 은거하는 풍류와 여유를 노래한 당나라의 대표적인 시입니다.

• 問余何意棲碧山 (문여하의서벽산)
• 笑而不답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현대어 해석.

왜 푸른 산에 사느냐고 묻기에,
웃으며 답하지 않으니 마음이 절로 한가롭네.
복숭아꽃 띄운 물은 아득히 흘러가니,
이곳은 인간 세상이 아닌 별천지라네.

**
누구나 이렇게 해석을 한다. 행간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이 두 시를 예를 들면 생과 사를 가른 순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이 자신의 아버지의 친구인 정몽주에게 넌지시 
대사도모를 함께 하자고 회유를 합니다. 그 시가 하여가입니다.         

하지만, 정몽주는 단박에 거절을 하며 단심가로 답을 하며 "난 당신들과 함께 할 수 없네. 
불사이군(不事二君), 신하는 두 왕을 섬길 수 없기에 고려의 충신으로 남겠네"라고 \
직설적으로 답을 했다. 그 결과는 죽음이었다.

다음 시, 이태백의 산중문답은 질문에 은유로 대답을 했다.

“당신 왜 혼자서 푸른 산에 사시나?
(우리와 함께하면 부귀영화를 누릴 텐데)”

웃고서 대답이 없지만 마음이 한가롭게 보이는구나.                                

(그래서 왜 그러나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복사꽃이 떨어져 멀리 아득하게 떠내려가네.

(이태백의 답)
 
사람 사는 세상이 뭐 따로 있나, 이런 곳에서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 난 편하다오.
(난 함께할 뜻이 없소이다)

그래서 이태백은 살아남아 후대에 명시를 남겨 후세들이 감탄을 하며 시를 감상하며
심신의 위안을 찾게 만들었고, 정몽주는 임(왕) 향한 곧곧한 충절의 기상으로 죽음을 맞았다.
만일 정몽주와 같은 충신이 살아남았다면 한반도의 역사는 어떤 방향으로 갔을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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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인간이라는 생명체로 왔다는 것은 ‘일기일회’, 단 한 번의 기회였을 텐데,
자신의 목숨이라 하여 너무도 결연히 죽음을 선택했던 것은 아닌가 나는 생각해봤다.

결국, 정몽주의 '단심(丹心)'은 역사의 불꽃이 되었으나 그 자신은 재가 되어 사라졌고,
이태백의 '소이부답(笑而不答)'은 자신을 지키는 방패가 되어 유구한 예술의 생명력을 얻었다.

물론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거는 숭고함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때로는 정면충돌보다
부드러운 유연함이, 직설보다 깊은 은유가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죽음으로써 증명하는 진실도 가치 있겠으나, 삶으로써 보여주는 진리는 더 오래도록 세상에
온기를 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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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도 수많은 '하여가'와 같은 유혹과 질문 앞에 서 있다.
그 때마다 정몽주처럼 부러질 것인가, 아니면 이태백처럼 물 흐르듯 자신을 지켜낼 것인가.
생과 사의 갈림길은 화려한 웅변이 아니라, 어쩌면 그 행간을 읽어내는 한 줄기 여유와 지혜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만두의 객석,권두안 JD-

"의미에서 가치로,가치에서 미학으로,미학에서 소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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